줄거리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 형제와 거칠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
드라마 정보
출연: 이선균, 이지은, 박호산, 송새벽
장르: 드라마, 휴먼, 힐링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채널: tvN(16부작)
등장인물
박동훈(이선균): 건축구조기술사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건축구조기술사. 순리대로 인생을 살아가며, 절대 모험을 하지 않는 안전제일주의.
공부는 건축사보다 많이 해놓고, 그들의 그늘에 가려 사는 구조기술사를 선택한 것도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그게 마음 편하니까. 눈에 띄는 게 불편하고 나대는 재주 없는 성품.
"이만하면 됐다."
한직인 안전진단 팀으로 밀려났어도, 대학 후배가 대표이사로 머리 위에 앉아있어도, 이만하면 됐다. 아내는 동훈의 이 말에 차가운 얼굴을 했다. '그래. 넌 됐다 쳐라. 난 아니다.'라며 아이를 낳자마자 사법고시에 붙었고, 아들도 만리타향으로 조기 유학을 보냈다. 그래도 아내가 돈을 잘 버니 이만하면 됐다. 인생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형과 동생이 있지만, 여전히 즐겁다고 낄낄대는 속없는 인간들이라 고맙고 다행이다. 그래, 이만하면 됐다.
이지안(이지은): 삼안 E&C 파견직 직원
"내가 어떤 앤지 알고도 나랑 친할 사람이 있을까?"
차가운 현실 온몸으로 버티는 거친 여자.
여섯 살에 병든 할머니와 단둘이 남겨졌다. 꿈, 계획, 희망 같은 단어는 쓰레기통에 버린지 오래. 버는 족족 사채 빚 갚는다. 그래서 하루하루 닥치는 대로 일하고, 닥치는 대로 먹고, 닥치는 대로 산다.
일생에 지안을 도와줬던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딱 네 번, 그 뒤로 다들 도망갔다. '선량해 보이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나의 불행함을 이용하려는 인간들.' 세상에 대한, 인간에 대한 냉소와 불신만이 남은 차가운 아이.
변요순(고두심): 삼형제의 모친
"나이 오십도 안 된 아들 둘, 집에서 삼시세끼 밥 먹일 줄 누가 알았어!"
억척스럽고 생활력이 강하다. 품을 떠나본 적 없는 막내 기훈이만 치우면 될 줄 알았더니, 큰 아이 상훈이가 늘그막에 빈털터리로 여편네에게 쫓겨나 집으로 들어왔다. 마흔 넘은 아들 둘이 집에 있으니 열이 뻗쳐 욕 한바가지 퍼붓다가도 삼시세끼 따뜻한 밥은 해 먹이는 엄마.
박상훈(박호산): 동훈의 형
"반세기를 살았는데 기억에 남는게 없어... 만들라구, 기억에 남는 기똥찬 순간."
가장 먼저 중년의 위기를 맞은 맏형.
22년 다닌 회사에서 잘리고, 장사 두번 말아먹어 신용불량자 되고, 여기 저기 몸 성한데도 없는데다, 매일 이혼 서류에 도장 찍으라고 악악대는 아내까지. 인생 초고속 내리막길.
그래도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는다. 여전히 술은 맛나고, 평생 술값 책임 지겠다는 동생에, 평생 심심하지 않게 구박해주는 막내 동생이 옆에 있으니까, 그리고 욕은 해대지만 삼시세끼 뜨신 밥해주시는 노모도 계시니까. 인생에 돈은 없지만 재미는 있다.
박기훈(송새벽): 동훈의 동생
"내가 막 사는 것 같아도 오늘 죽어도 쪽팔리지 않게! 비장하게 살어."
한때는 천재로 추앙받던 영화계의 샛별, 현재는 형인 상훈과 함께 형제청소방의 동업자. 오랜 꿈을 포기했지만 자신에게만큼은 당당하고 싶은 막내. 욱하는 성격의 소유자.
스무 살에 찍은 독립영화로 깐느까지 갔는데, 첫끗발이 개끗발이라고 20년째 영화감독 데뷔 중. 오래 공들인 시나리오를 넘긴 선배 감독이 연봉 오백에 또 조연출하라던 날, 울분에 차 선배에게 주먹을 날리고 뛰쳐나와 자빠지는 다마스를 본 순간, 오래도록 꿈꿔온 영화판을 깡그리 단념했다.
강윤희(이지아): 동훈의 아내
"당신 보면 짠하다가도 울화통 터져. 밖에 나가서 좀봐! 딴 남자들 당신 나이에 어떻게 하고 사나 좀 보라구"
아이 낳고 돌 되던 해에 사법고시에 패스할 정도로 의욕적인 여자. 직업은 변호사.
박동훈과는 대학 때부터 오래 사귀었고, 사람 됨됨이가 좋아 결혼했다. 그런데 이 남자, 인생이 너무 빤하다. 여자 아무리 잘 나봤자 남편 평판 밑이라고, 아무리 애써봤자 자신은 그저 평범한 만년부장의 아내.
다그쳐봐도 소용없다. 그 어느 곳에도 마음 쏟지 못하고, 여기는 자기 세상 아니라는 듯 멍한 얼굴. 그러면서도 가족에 대한 의무는 성실하게 다 하는 답답한 인간.
짠하다가도 울화통이 터진다. 애초부터 그의 인생에 자신은 1순위가 아니었다. 자신으로 인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 그래서 동훈을 포기했다.
조애련(정영주): 박상훈의 아내
여자 나이 45세, 거울보기도 싫어지는 타이밍. 이럴 때 돈 많은 중년들은 젊음 유지 보다는 고가의 명품으로 품위 유지에 신경 쓰는 쪽으로 넘어가는데, 돈이 없으니 속수무책.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나이에 빈털터리가 됐다.
남편이란 인간은 다 망해먹고 울어도 시원찮을 판에, 매일 형제들하고 술 마시고 낄낄낄. 징글징글한 삼형제, 사귀지 않고서야 그렇게 매일 만날 수 없다. 매일 갈라서겠다고 악쓰다가도 집안 행사는 꼬박꼬박 챙기는 책임감 있는 맏며느리.
도준영(김영민): 삼안 E&C 대표이사
재신임을 앞둔 삼안 E&C 대표이사이자 동훈의 대학 후배이자 윤희의 대학 동기.
잘 생겼고, 학벌 좋았고, 매너 좋았고, 딱 거기까지. 나머지는 가진 척 연기했다. 그랬더니 소문이 부풀어 준영은 로얄 패밀리의 아들이 되었고, 덕분에 첫 직장에서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일가친척 없는 회장이 지분만 넘겨주면 회사의 주인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재신임을 위해서는 자기 사람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회장 노인네가 박동훈을 눈여겨본다. 하기야 대학 때부터 그랬다. 아무리 봐도 박동훈 보다 자신이 나은데, 사람들은 자신보다 박동훈을 더 좋아했다. 윤희도 결국 박동훈과 결혼했으니까. 박동훈 이 재수 없는 인간, 언제나 자신의 민낯을 까발리는 것 같은 무심한 눈낄.
최유라(권나라): 영화배우
"정말 고마워요. 망해줘서."
연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영화배우.
기훈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의 주인공.
기훈의 밑에서 딱 삼 개월 만에 말더듬고 연기 트라우마까지 생겼다. 하도 구박을 받아 보니까. 그때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고 계단에 토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
그런데 기훈이 망했단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다. 그 동안의 불행한 과거를 벌충이라도 하듯 망가진 기훈을 보며 행복을 만끽한다. 눈곱만큼도 속내가 숨겨지지 않는 여자.
윤상원(박해준): 동훈의 친구
출가한 동훈의 오랜 불알 친구.
삼형제와 한 동네에서 나고 자랐고, 앞날이 보장된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수컷들의 세계에서 위로 올라가든 밑에 깔리든, 그들의 스토리는 모두 '거꾸로 매달려도 이승이 좋다하는 사람들'의 얘기일 뿐. 이를 일찍 깨달은 겸덕은 미련 없이 속세를 등지고 절로 들어갔다.
동훈은 가끔 겸덕이 있는 절에 찾아간다. 오가는 대화는 짧지만 선문답 같이 깊이가 있고 정서가 있다. 말수가 적은 동훈의 진짜 속내를 엿보게하는 그...
정정희(오나라): 정희네 술집주인
삼형제가 제 집처럼 드나드는 동네 술집 주인이자 삼형제와 한 동네서 나고 자란 친구.
감정기복이 큰, 기이하고도 유쾌한 여자. 어떤 날에는 진한 화장에 노래를 흥얼거리며 좋은 안주가 들어왔다고 손님들에게 전화를 돌리다가도, 또 어떤 날에는 못 알아볼 정도로 후줄근하게 한 채 배터리가 나간 듯이 멍하니 앉아 미친 사람처럼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다.
문제의 원인은 인생에 필요한 딱 한 놈! 그 놈이 없기 때문. 늙어가니 젊어서 보다도 그 한 놈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혼자 죽고 싶지 않아, 심심해서 못 살겠다!